“파산 절차 돌입에 해킹까지 당해”…공포심 커지는 FTX 투자자들

입력 2022-11-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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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임한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FTX 그룹 내 130개사 파산 신청
부채만 66조…샘 뱅크먼 프리드 사임
해킹으로 인한 앱 삭제 권고까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일명 ‘코인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는 후폭풍이 점쳐지며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FTX는 12일(한국시간) FTX US, FTX 트레이딩, 알라메다리서치 등 그룹 내 130개 회사가 미국에서 파산 신청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델라웨어주법 챕터11에 따른 파산 신청을 택했는데, 이는 기업의 자산과 채무를 구조조정해 회생 기회를 주는 제도로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법원에 신고한 회사 부채만 66조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사임했고, 후임으로 구조조정 전문가인 존 레이 3세가 지목돼 회생 작업을 맡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13일 FTX가 암호화폐는 물론 홈페이지까지 초대형 해킹을 당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해커는 FTX의 암호화폐 자산 출금이 막혀있는 상태였음에도, 6억 달러(약 79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FTX 커뮤니티 관리자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해킹 소식을 알리며 “FTX 앱을 삭제하고, FTX 홈페이지에도 접속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문제는 FTX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국내 개인투자자 및 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예금보호 안전장치가 없어, 투자자의 자산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FTX 이용자는 약 1만여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국내 FTX 이용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억 단위의 자금이 FTX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언제 출금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는데, FTX 앱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있어 앱까지 지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기업 차원에서 투자한 자금을 FTX에 보관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FTX가 발행한 코인인 FTT에 직접 투자한 이들이 문제다. FTT를 취급하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총 3곳이다. 이 거래소들을 통해 FTT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 수는 9일 기준 약 6000명, 보유 수량은 11만 개로 집계됐다.

최근 FTX가 유동성 위기에 휘말리자, 코인원에서 FTT 가격은 7일 3만1000원에서, 13일 오전 11시 기준 2700원까지 떨어졌다. 만약 FTT가 상장 폐지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입을 피해는 최대 23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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